그래비티(gravity)


'그래비티를 일반 극장에서 보는 건 콘돔 5개를 끼고 섹스하는것과 같다' 는 트윗을 보고 그럴수는 없지 끙차! 하며
4DX로 예매했다. 물론 난 거지니까 한푼이라도 싼 조조로다가.

                                                            ↑정말 이런 고립무원의 순도 100% 공포


우주공포증이 좀 있는 나는 예고편을 봤을 때 우아아아악 하며 온 몸에 소름이 돋았었는데
우주공포증 심한 사람이나 폐소공포증 있는 사람은 보다가 발작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보통 사람이라면 평생 겪을 일도 없을 우주에 공포심을 느끼는 건, 모든 법과 규칙과 인간성이 배제된 기댈 데 없는 고립감 때문일 것이다.

영화에서 우주는 너무나도 아름다우면서 무서웠다.
미니멀한 bgm과 대비되게 산드라블록의 숨소리가 귓가에 닿는 바람에 정말 우주에 있는 듯한 공포가 느껴졌고
그래서 산드라블록의 희망과 공포의 감정선을 비슷하게 따라갈 수 있었다. 

죽음의 목전에 있는 인간이란 건 애처로우면서도
살아남기 위해서 모든 정신을 집중하고 발버둥 치는 것이 인간이 할 수 있는 가장 순수한 행동이기에 아름답다.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영화는 위대한 유산, 해리포터, 그래비티 이렇게 세 편만 봤지만
감독의 이름에서 느껴지는 분위기 때문인지 몰라도 영화들이 전부 묵직하다. '이 투 마마'도 조만간에 봐야지.


근데 우주에서 허이짜 허이짜 수영하듯 팔다리를 휘저으면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은 왜죠...?


아무튼 우주 관련 영화를 보면 다섯 살 때가 떠오른다.
유치원에서 엄마와 함께하는 재롱잔치 같은 날이 있었는데 거기서 이 다음에 커서 뭐가 되고 싶은지 얘기하는 시간이 있었다. 색동 저고리를 입은 나는, 그 때 요구르트로 만들어진 탑 뒤에 서서 씩씩하게 "저-는↗ 우주 비행사↘가↗ 되-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엄마는 그 무엇이라도 될 수 있을 것 같던 다섯 살의 나를 껴안고 우주비행을 시켜주듯 빙글빙글 돌았다.

뭐라도 될 줄 알았던 그 때의 나는 이제 엄마랑 전화 통화만 하면 5분안에 싸움이 나는 재주를 지닌 
잔고가 없어서 신용카드로 다음달을 땡겨 쓰면서도 퇴근길 맥주 한캔은 포기 못하는 
평범하게 살기 위해서 매일매일 기를 쓰는
시시한 사람이 되어가고 있다.

더 대단한 사람이 되고 싶었던 내가 지금의 나를 보며 느끼는 안쓰러움이
그 어떤 것 보다도 나를 갉아먹고 있다. 

동강 흑수달 소년 꿍얼대는 맛


동아리 후배들과 당일치기 동강 래프팅을 갔다.
레저 스포츠와 거리가 먼 지방질의 삶을 살았던지라 약간 긴장.

동강에 도착하자 우리팀은 한 가족과 같은 보트를 타게 됐다.

할머니 엄마 아빠 삼촌 아이 가 있는 가족과
27살 26살 25살 23살이 있는 우리팀.

함께 탑승한 안전요원은 비슷한 또래인 우리들과 어디서 왔냐 같은 학교냐 이 중에 커플이 있냐 등등 노가리를 까기 시작했다.

그리고 헌법위에 나이제 있는 대한민국 국민답게 곧 나이 고백의 타임이 왔다.

몇살이냐고 묻는 그에게 나는
식상하지만 그냥 넘어가면 섭한
"몇살로 보여요?"를 시전했고

립서비스라도 좋아 ..

그는 23살 부터 부르기 시작했다.

스물 셋을 말하는 그에게 난 up이라 읊조렸고
차근차근 한살씩 올라가던 그는 스물 일곱에서
에이 그렇게 안보여요~~ 라고 하며 1차로 내마음을 해제시켰다.


동강을 따라 노를 저을 때, 그는 씩씩하게 하나둘~ 영차~ 원투~ 구호를 지치지도 않고 반복했고
바위의 이름과 강 주변의 역사를 일러주었다.

주변 지형에 빠삭하고, 앞에 바위가 있으면 능숙하게 노를 저어 방향전환을 하며 야생의 감각을 바짝 세운 모습이 타잔같다고 느껴질때쯤
그는 말했다.

자기는 스물 셋이라고.

우리는 아까와는 다른 의미로 "오 그렇게 안보이는데~"라고 깔깔댔고 나는 "오빠라고 불러야지~ㅋㅋㅋ"
했으며 그는 "어우 지금 이감정이 뭔지 모르겠네요 설레는건지 무서운건지 ㅋㅋ" 했다.

그날은 내내 날이 흐리고 비가 왔다.

노를 젓다젓다 옆에 붙어오는 보트들과 물싸움을 하자 금방 추워졌다.

내가 "으 추워 저체온증 오겠다~" 라고 내뱉자마자
그는 내 손목을 덥썩 잡았다.


설렌다


애써 태연한척 하는 내 손목을 한동안 잡고있던 그는
저혈압 있냐고 물었고 나는 약간 그렇다고 대답했다.



설렌다고


한참 수다를 떨던 그는 자기 복근에 대해 조잘댔다.
이 누나 또 참지 못하고
"벗어라~벗어라~" 했다가 헬멧을 부비부비 헝클헝클
"에이 누나 밝히지마요~"소리 들었다.


그러지마 심장떨리니까


곧 사람들을 전부 빠뜨리며 물놀이를 시키는 스팟에서 우리는 외장창 강으로 빠졌다.
깔깔대고 수영하는 사람들을 뒤로하고 나는 보트에 대롱대롱 매달렸다. 강 무서워ㅠㅠㅠㅠ이 초록색 물 밑에서 누가 발 잡아당길거같아ㅠㅠ라며 보트 손잡이에 대롱대롱 매달린 내게, 보트위에 서있던 그가 다가와 내 앞에 쪼그리고 앉았다.


-나좀 꺼내줘요ㅠㅠ
-누나 이름이 뭐에요~ 전화번호 뭐에요~
-.?!?!?&@&₩-@+^[>$
-누나 이름이 뭐에요?
-..00!
-이름이 00이에요?ㅋㅋ
-네
-말 놔요
-싫어요 ㅋㅋ 나좀 꺼내줘요ㅠㅠ



야 시바!!!
설렌다아!!!!!!!!!!!



그는 지방질인 나의 구명조끼를 잡고 번쩍 들어 보트에 올렸다. 한 팔십키로는 나가 보이는 아저씨도 무뽑듯 쑥쑥 건져올렸다.

한마리 흑수달같이 잘 빠진 촤컬릿색 탄탄한 피부의 연하남 덕에 이 누나 오늘도 잠못이루노니

아 그 야생미
나는 시방 위험한 짐승이오

지구온난화가 와서 그런지 험난한 자연을 헤치고 살아남을 수 있는 동물적 감각을 가진 남자가 콱 끌리는걸까.
나는 이날 깨달았다. 나이와는 관계없이 멋있으면 무조건 오빠소리가 나온다는 것을. 그리고 아드레날린이 콱콱 내뿜어지게 만드는 연하남은 건강에 좋다는것을.

한마리 흑수달같던 소년이 자꾸 어른거려서 조만간 동강 한번 더 가야지 안되겠다.


[카페] 산모퉁이 먹는 맛

오늘 남친님이 차를 갖고나와서

차없이는 가기 힘들다는 그 유명한 산모퉁이를 갔다.

구로나 둘다 길치에다가 네비양은 삐꾸였다
.
부암동의 웬 산꼭대기 동네 골목길까지 갔다가 막다른 길에서 차를 돌리느라 애먹었다
.
동네 개들은 짖어대고 길은 좁고 날은 덥고

짜증이 좀 날때 쯤 제대로 길을 들어 도착.


사람 많다. 차도 대따 많다.






























찍으나 마나한 사진이군.


암튼 2층으로 올라가서 바깥쪽에 있는 옥탑실(?)에 자리를 잡았다. 야경이 소소하다.

여기도 커플 저기도 커플이다.

아이스 녹차라떼랑 아메리카노, 블루베리 치즈케이크를 시켰다.

음 드럽게 비싸다. 역시 자리값이 상당하다.

아이스크린티라떼는 진하니 녹차의 쌉쌀한 맛도 살아있고 괜찮았다. 나쁜건 가격뿐.
아메리카노는 좋은것도 아니고 나쁜것도 아니여... 적당히 씁쓸했는데 향미와 고소함은 부족.

블루베리치즈케이크는...이녀석은....!

이런 상태였다.


















카페에서 덜 녹아 꽝꽝 얼은 치즈케이크를 먹는건 마뜩찮은 일이다.
그런데 온몸으로 더워하는 치즈케이크를 먹는것도 썩...... 하지만 날씨가 날씨니까 략간 녹은 치즈케이크를 탓할 수는 없었다.
그래 니맘 나도 안다.....
그래도 크기가 커서 괜찮았어. 위에 올라간 베리 종류도 탱글했구.

다 먹고 싶었는데 중간에 응아 신호가 좀 와서 빨리 나왔다.

그리고 2층 외부로 나가서 흡연실처럼 있는 공간(?)의 주의점은,

음악을 틀지 않는다는것!

사귄지 얼마 안된 커플이나, 썸타는 커플이나, 막 친하지 않은 사람하고 오면 어색돋을듯...
옆테이블 말소리도 다 들려....

하지만 우리는 관록있는 커플이기에

"살인의 추억 봤지? 거기 마지막 장면 기억나?"
"응 송강호가 정면 쳐다보는거"
"그게 촬영 초반에 찍은거라 송강호가 감정잡기가 힘들었대. 그래서 봉준호가 뭐라고 디렉팅 했는줄 알아?"
"뭐라고?"
"사정 직전에 참는 표정으로 연기하라고 주문했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헐"

이런 얘기 하고 놀았음.


아 그러고보니 아는 오빠(A)한테 아는 동생(B)을 소개시켜줬었다.
3번 만났는데 A는 B가 너무 맘에 든다며 발동동 했고,
4번째 만나는 날 A는 B를 산모퉁이로 데리고 갔다.
A는 B에게 작은 박스를 건넸고, 그 안에는 예쁜 작약 세 송이가 있었고, 그렇게 고백을 했단다.
B도 오케이 해서 둘이 손 잡고 그 언덕을 둥기둥기 걸어 내려왔는데
집에 도착한 B가 '생각해봤는데 너무 성급했던 것 같다' 며 찼다능....

교훈은 성급하지 말자.....
이렇게 산모퉁이는 그런 슬픈 이야기가 떠오르는 곳이었다.

커피프린스 드라마 찍은데라서 유명하고 막 이렇게 곳곳에 드라마의 흔적이 있는데, 난 드라마 안봐서 모를.......






















커피프린스 재밌나? 근데 마음이 꽁기해지는 드라마는 보고 나서 후폭풍이 있기땜시 되도록 안보려고 하....기는 개뿔 귀찮아서 안봄..

조명도 어둑어둑 하고, 분위기 잡을때 오면 좋은 곳인듯 하다.

근데 차 진짜 많고 길도 좁고 경사도 심하기 때문에 차를 가져오려면 사람 없을 시간 잘 골라서 와야될거 같다. 그게 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부암동 주민센터 초입부터 걸어오려면...음.... 여자는 필히 낮은 신발 신기고, 덥지도 춥지도 않은 날씨 잘 골라서 와야할듯.
그렇지 않으면 분위기 잡으러 왔다가 분위기 깨게 될것이야.


[아이스크림] Voila 먹는 맛

숙대입구역에서 굴다리를 건너 숙대쪽으로 올라가는 길은 Y자로 갈라져 있다.

양쪽 길이 일방통행길인데 Voila는 내려가는 방향 길에 있다.

 

암튼 뭐시기 샤브샤브집 맞은 편이다.

 

 

 

그 전에... 아이스크림 하면 생각나는 전설이 있다.

 

나 10살 때, 나름 살만했던 우리집은 당시 부르주아의 상징인 배스킨라빈스를 늘 냉장고에 쟁여 놓고 살았다. 어느날 학교에서 돌아온 내가 손대지 않은 새 하프갤론 아이스크림과 책 한권을 방으로 가지고 가더니 몇 시간 후 다 읽은 책과 빈 하프갤론 통을 들고 나왔다능....뭐 그런 전설이 있다. 할튼 나 아이스크림 좋아한다는 뭐 그런얘기.

 

Voila[V:ㅘㄹ라] 는 즉석에서 만들어주는 아이스크림으로 만드는 과정을 다 볼 수 있다.

코 박고 구경하니 직원 옵빠들이 머쓱해함.

 

뭔가 맛 별로 원료를 넣고 막 섞고

하이라이트는

액화질소를 투입하는 지금이순간~

 

 

터미네이터 2에서 액체나쁜놈으로 나오는 T-1000이 액화질소 뒤집어쓰고 얼어버리는 장면 있잖아요  


















그렇게 아이스크림 재료에 -196℃의 액화질소를 끼얹으면
















































































몽글몽글한 아이스크림이 된다.

 

 

맛은

 

@ 바닐라: 레알
바닐라빈이 들어가는데 좀 더 넣으면 좋을듯. 바닐라라기보다 우유맛이 더 많이 난다. ★★★☆☆

 

@ 모카초코: 나뚜루 초코칩 아이스크림과 비슷. ★★☆☆☆

 

@ 그린티바나나: 녹차맛으로 시작해서 뒷맛은 바나나맛. 바나나 과육이 씹힘. 녹차의 알싸한 맛이 더 강하면 좋을듯. ★★★☆☆

 

@ 피넛버터젤리: 땅콩맛. 좀 더 피넛버터젤리의 취지를 살려 끈덕끈덕 달달하면 좋을 듯. ★★☆☆☆

 

@ 유자: 상큼. 유자 과육이 씹히면서 제일 살아있는 맛이 남. ★★★★☆

 

@ 스트로베리 발사믹: 대략 상큼. 샐러드에 끼얹는 그 발사믹 맞는데 희안하게 딸기의 새콤함을 부스트업해줌. 우유맛은 좀 죽이고 딸기맛을 더 살리면 좋을듯. ★★★☆☆(세개 반 주고 싶은데 별 반개 어떻게 할지 모를.....)

우앙 나 여기 아이스크림 정ㅋ벅ㅋ

 

 

슈퍼 아이스크림도 아니, 배스킨라빈스 아이스크림도 아니다 싶을 때,

살아있는 맛이 먹고싶다 싶을때 먹으면 좋다.

 

 

 메뉴와 가격은 다음과 같음 ↓





















































요즘 다욧중이고 가난하기땜에 맨날 작은것만 먹어봤다. 다음엔 커피도 마셔보겠촤.

 

나 늙어나가봐 요즘 자꾸 건강한 맛이 땡겨....

 

 

근데 블로그 일케하는거 맞음?

 

[요 아이는요.... 밀키한 질감과 보송보송한 맛이 한여름의 더위를 씻어주는~~~]

.........이런거 못함 이게 최선임...

 

암튼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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